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도쿄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 "하필이면 돼지고기로 유명한 곳이냐"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를 거론했다.
추 전 장관은 "128년 된 돈가스 원조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드시기 전 이 작가의 '파친코'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라"면서 "일제 강점기에 하는 수 없이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의 이민자들이 어떻게 멸시와 천대를 당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인용한 구절은 "이삭을 따라 오사카로 간 선자는 그곳에서 조선인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조선 부잣집 양반 가문의 장남인 형 요셉과 경희 부부가 박스 같은 좁은 판잣집에 형편없이 가난하게 사는 모습도 충격적이지만 바로 옆집의 모습은 더 참담했습니다. 유리창에 유리가 아닌 타르 종이를 바른 허술한 문을 통해 갑자기 꿀꿀거리는 돼지 소리가 났습니다"라는 부분이다.
추 전 장관은 "이 작가는 재일조선인들이 아무리 뼈 빠지게 노력해도 그 사회의 밑바닥에서 수탈당하며 비참한 생활을 면하지 못하는 상황을 곳곳에서 묘사했다"면서 "'정직한' 일본을 믿으신다니, 강제징용도, 위안부도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도록 받아낸다면 돈을 떠나서 그나마 외교적 체면은 건질 수 있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저들이 아무리 먹방으로 혼을 흔들더라도 정신 바짝 차리셔서 독도는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하게 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향해 “관동대지진 100주년이 된 올해 도쿄 한복판에서 돈가스 당하시는 한국 대통령을 역사는 어떻게 기록하겠나? 돈가스가 목에 걸리지 않으시겠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만찬장인 렌가테이는 1895년 창업 후 일본식 포크커틀릿인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이다.
추 전 장관의 해당 글에 일부 네티즌들은 "그럼 도쿄에 가지 말라는 말이냐", "20분이면 서울에서 과천 정도 되는 거리다"라고 응수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 방문길에 올랐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6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오사카를 찾은 후 약 4년 만이다.
아울러 양자 차원의 정상 방문으로는 2011년 12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방일 이후 약 12년 만의 일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한일 정상은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으로 양국 간의 협력 확대 의지를 확인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셔틀 외교' 복원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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